암의 면역치료

1891년 콜리(William B. Coley) 박사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한명에게 균을 직접 투여하여 면역계를 이용한 암 치료를 처음으로 실험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이 방사선 치료, 화학요법 등의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이어서 임상 연구에 있어서 암 치료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치료는 성공적이었고, 암세포가 줄어들어 종양 제거가 일어났습니다. 이는 면역계를 자극하여 환자의 항암 면역계를 증대시켰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현재 시행되는 암 치료법은 다양합니다. 종양의 크기가 크고, 분리할 수 있는 부위에 위치한 종양은 수술로 제거 및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고, 잔류 종양세포 또는 여러 부위에 분포한 종양을 공격하기 위해서 약물 치료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암 치료를 위한 약물 요법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DNA 합성과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화학요법

-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

- 암에 대한 작은 분자 억제제를 이용한 표적 치료

-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하거나 항진시키는 면역 요법

 

면역 요법은 체내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 및 회복해서 종양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입니다. 환자의 암종, 종양 크기, 발병 부위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용량과 치료 계획에 따라 임상 환경에서 특정 면역요법의 효율이 결정됩니다. 

 

1. 단클론항체: 종양 세포를 표적

암 치료를 위한 면역 치료제로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가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단클론항체가 단독으로 치료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여러 항암제(화학제제, 방사성물질 등)와 결합하여 투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정상세포에는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암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2. 사이토카인: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 증가

클로닝, 배양 및 정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사이토카인의 분리 및 대량 정제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사이토카인은 임상시험에 사용되었고,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진하는데 단독 또는 병용 투여로 사용되었습니다. 여러 인터루킨(IL-2, IL4, IL-6, IL-12 등), 인터페론(IFN-a, IFN-B, IFN-gamma)이 해당합니다. 

 

그중 IL-2 가 초기 연구에서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현재는 IL-2 단독 투여 또는 IFN-a와 병용 투여로 사용되며, 신장암, 전이된 흑색종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사이토카인을 체내에 투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여한 사이토카인이 체내의 다른 사이토카인 생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사이토카인의 국소 투여가 어려워서 고농도의 사이토카인을 투여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심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신 독성을 피하기 위해서 GM-CSF, IL-2와 같은 사이토카인을 사용할 때는 세포를 이용한 면역 치료요법으로서 생체 밖에서 백혈구 세포 집단의 수를 늘리고자 할 목적으로만 허용됩니다. 

 

3. 종양 특이 T 림프구 수를 늘려 환자에게 재주입

암 환자들의 종양에 반응하는 T 림프구를 분리하여 생체 밖에서 세포의 수를 늘리고(배양), 활성화해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것입니다. 이 세포들은 고형 종양 자체에서 분리하거나(TIL, tumor infiltrating lymphocyte), 혈액에서 분리할 수 있습니다. TIL을 모아서 실험실 단위에서 IL-2를 처리하여 면역세포 수를 늘리고, 활성화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한 결과, 환자 중 약 50%에서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4. 종양 백신: 항종양 면역 반응을 항진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HPV 백신이 대표적입니다. 종양 예방 백신은 투여하면 약 99% 이상 감염 예방 효과가 있지만,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기존에 감염이 있었거나, 암세포가 있는 환자에게 이 백신을 사용하려면 이미 유도된 면역반응의 방향을 변경하도록 고안되어야 합니다. 

 

5. 병용 항암 면역요법

표준 항암 화학치료는 빠른 속도로 분열하는 세포에 세포 독성을 나타내어 종양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학 항암제는 암세포 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용 항암 면역요법이 활발히 연구 중이며, 이는 화학 요법 및 방사선치료와 병용하면 암 치료에 상승효과가 있다는 것을 검증하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투여하는 적정 시간, 투여 간격, 용량 및 약의 유형 등을 조사하고,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하는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